top of page

[칼럼] 대도시 경쟁력, 혁신기업 클러스터에 달렸다

혁신경제란 4차 산업혁명을 의미한다. 예를 들어 응용과학과 선도 제조업, 디지털 미디어, 소프트웨어, 생명과학, 의료장비, 로봇, 청정에너지, 나노기술, 디자인, 소프트웨어, 핀테크(금융+기술) 등을 말한다. 혁신지역은 이런 혁신기업이 몰려 클러스터를 형성한 산업단지라고 정리할 수 있다. 혁신경제는 혁신적인 아이디어와 신상품을 창출해 생산성과 가치, 생활의 질 향상에 필요한 돌파구 역할을 하고 있다. 최근의 글로벌 경기순환도 새로운 혁신경제 여부와 밀접하게 연관돼 있다.

글로벌화와 도시화가 세계 경제의 대세로 자리잡고 있는 가운데 빅데이터, 공유경제, 인재 확보 경쟁 등이 이슈로 등장하고 있다. 이는 창조적 파괴를 통해 혁신경제를 새롭게 창출해가면서 새로운 형태의 경제 모델, 고객 관계, 자산 최적화 개념을 도출해내고 있다.

우리에게 익숙한 혁신기업 에어비앤비(숙박공유)와 알리바바(온라인 쇼핑), 아스트라제네카(제약), 렌딩클럽(핀테크), 테슬라(전기차), 우버(택시), 위웍(사무실공유) 같은 작은 회사가 창조적 파괴를 무기로 글로벌 기업으로 급성장했다. 세계적으로 약 1000개 회사가 연구개발(R&D) 분야에 매일 10억유로를 투자해 혁신의 선두를 달리고 있다. 대부분 대도시에 본사를 둔 이들 기업은 창조적 파괴 기술을 바탕으로 수조달러의 투자금을 모으고 있다.

글로벌화와 도시화가 세계 경제 대세

실리콘밸리처럼 교외 지역 비즈니스나 사이언스파크에 입주했던 혁신기업들이 최근에는 빅데이터나 공유경제를 활용하는 수요지향 경제로 방향을 전환하면서 도시로 돌아오고 있다. 도시는 혁신기업에 고객, 인재, 금융, 투자자, 브랜드 명성, 정부와의 관계, 비즈니스 서비스 등의 확대 기회를 제공한다. 혁신기업은 도시에 입지해 빠른 서비스 및 우버나 아마존처럼 높아진 표준 잣대를 활용해 소비자에게 접근하고 있다.

혁신경제단지는 혁신 클러스터 형태로 강화되고 있다. 혁신지역에는 새로 창업한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 스타트업을 지원하는 인큐베이터 회사, 기업 성장을 지원하는 엑셀러레이터사들이 클러스터를 구축해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다. 지난 20년간 세계적으로 최소 50개의 혁신지역이 생겼다.

미국 뉴욕시는 맨해튼 인근 루스벨트아일랜드에 20억달러를 투자해 연면적 18만㎡의 코넬과학캠퍼스(Cornell Tech Applied Sciences Campus)를 내년 오픈할 예정이다. 이곳에는 기술, 응용과학, 엔지니어링 분야 혁신기업들이 들어선다. 영국 런던 테크시티는 금융지역과 인접한 곳으로, 황폐한 공장단지를 예술가들이 작업실로 사용하다가 디지털 기업이 예술과의 융합을 위해 이 지역으로 몰리면서 자연스럽게 확장됐다. 런던시와 영국 정부가 이 지역을 지원하면서 디지털 기업 3만~4만개, 근로자 15만명의 거대한 혁신경제단지가 됐다. 스페인 바르셀로나의 22@Barcelona는 초기부터 스페인 정부가 주도했다. 지금은 8000개가 넘는 정보통신기술(ICT) 혁신기업이 활동하고 있다.

한국은 전국 17개 창조경제혁신센터와 서울문화창조융합센터를 중심으로 혁신기업을 지원하고 있다. 대부분이 혁신기업을 지원하는 프로그램 운영 수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국가나 공공이 투자 운영하는 대규모 단지형(건물형) 혁신센터는 선진국과 비교해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이런 영향 때문인지 한국은 혁신경제에 해당하는 첨단제조업의 부가가치 증가율이 최근 5년간(2010~2014년) 급락하고 있다. 현대경제원에 따르면 부가가치 연평균 증감률이 -4.7%로 주요 경쟁국 가운데 일본(-9.9%) 다음으로 최하위다.

혁신지역이 경제발전 중추적 역할

오늘날 혁신지역은 도시경제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해 중간 내지 고소득 일자리를 창출하고 있다. 또 도시부동산을 생산적인 용도로 활용하면서 결과적으로 도시 경제와 부동산산업 향상에 기여하고 있다.

도시에 들어서는 혁신경제단지는 도시 전체나 국제적 교류를 대상으로 하는 대규모 단지가 있고, 중간 규모로 그 지역의 도시재생 과정에서 한 부분을 담당하는 경우도 있다. 단일 소규모 건물을 용도변경해 혁신기업이 들어가기도 한다. 혁신경제단지에 입주하는 수요자인 혁신기업은 임대면적의 탄력적 조절이나 인재 확보, 네트워크 관계 유지 등에 관심이 많다. 이를 위해 혁신경제단지는 입주기업을 위해 신생 회사를 지원하는 인큐베이터 기업, 가속 성장을 수용하는 공간, 펀딩, 컨설팅, 네트워크, 지역사회 가입 등 일괄 패키지를 제공하고 있다.

글로벌 대도시는 새로운 혁신경제를 키우기 위한 무한 경쟁을 하고 있다. 핵심은 도시 안에 대규모 혁신경제단지를 조성해 운영하는 것부터 시작한다. 한국은 혁신경제의 필요성을 인정하면서 그 절박성은 덜 인식하고 있는 것 같다. 혁신경제는 우리가 원하든 원하지 않든 선진국 대도시에서 이미 벌어지고 있다. 우리 미래는 얼마나 빠르고 정확하게 혁신경제를 육성하느냐에 달려 있다. 미래 먹거리 확보를 위해서도 혁신 클러스터를 구체적 건물 형태로 규모 있게 집단화해 도시 곳곳에 조성해야 한다. 물론 국가와 공공이 투자하고 운영해야 한다. 혁신은 대기업보다 중소기업이 더 과감하게 실행하기에 중소 혁신기업 육성 프로그램도 강화해야 한다.

창업회사의 실패 부담을 최소화하는 오피스 공유와 연구실 공유 시스템도 필요하다. 이런 노력이 빨리 결실을 보려면 구체적 물리적 공간이 서울과 같은 도시의 중심지역에 들어서야 한다. 도시재생도 혁신경제와 적절한 가격의 주택을 융합해 전개해야 한다.

[한경 BIZ School] 대도시 경쟁력, 혁신기업 클러스터에 달렸다

최민성 < 델코리얼티그룹 대표 >

 

본 칼럼은 2016년 10월13일 '한국경제'에 게재된 내용입니다.EndFragment

라이브러리 목록

델코 지식정보 구독하기

델코가 엄선한 국내외 도시·부동산 트렌드를 이메일로 편리하게 받아보세요.

bottom of pag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