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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정보] 시스템 반도체 경쟁력 올리기 위해서는


시스템반도체가 미래 IT산업의 기술 혁신을 주도하는 상황에서 국내 경쟁력은 약하다. 메모리반도체 시장보다 약 2.5배 이상 큰 시장 규모를 가지고 있다. 한국은 시스템반도체 시장에서 비교적 오래전부터 노력해왔음에도 불구하고 세계 시장 점유율은 3%로 초라하다. 메모리반도체 세계 1위의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는 한국이 시스템반도체 분야에서도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

한국공학한림원 제266회 NAEK 포럼에서는 “대한민국 시스템반도체 생태계 : 진단과 혁신”이라는 주제로 산업 생태계내 다양한 주체간의 역할에 대하여 논의하였다. 그 결과를 바탕으로 공학한림원이 제안한 시스템반도체를 한국이 또 하나의 전략자산으로 확보하기 위한 국가전략을 정리해본다.

자료: NAEK 보이스 59호, 시스템반도체 기술, 반드시 확보해야 할 국가 전략자산이다|작성자 한국공학한림원

https://blog.naver.com/naek1995/2231083373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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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시스템 반도체 기술의 필요성

반도체는 가전, 자동차, 바이오, 국방, 우주 등 모든 산업 분야에서 디지털 기기 핵심 부품. 반도체 시장은 지난 2000년 초기까지 PC를 중심으로 성장하였고, 그 이후 모바일을 중심으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최근 디지털 사회로의 전환으로 산업구조의 변화와 함께 자율주행차, AI, IoT, 인공지능 등 응용처의 다변화로 반도체 수요는 급속도로 증가하는 추세다. 응용기기의 수도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여, 데이터를 활용하는 현대사회에서 반도체는 필수다.

2023년 지금 우리는 디지털 전환은 물론 AI, 자율주행, 양자컴퓨팅, 바이오, 로보틱스 등 신기술들의 융합 세상에서 살고 있다. 세계는 코로나 19 팬데믹으로 인한 유례없는 변화를 겪으며, 데이터를 제공·활용하면서 산업의 디지털 전환을 가속화하고 있다. 이는 시스템반도체 기술 혁신이 있었기에 가능하다.

​시스템반도체데이터의 연산, 제어 등을 수행한다. 그래서 인공지능(AI), 스마트폰, 자동차, 가전 등 특정 목적에 맞게 기술 혁신을 이끌고 있다. 메타버스 등의 클라우드 플랫폼, ChatGPT와 같은 데이터 기반의 다양한 서비스, IT와 BT(바이오기술), NT(나노기술), CT(콘텐츠기술), ST(항공우주기술), GT(그린기술) 등의 이종(異種) 기술 분야 간의 융합과 복합을 이끌고 있다.

시스템반도체에서 한국의 경쟁력은 약하다. 메모리반도체 시장보다 약 2.5배 이상 큰 시장 규모를 가지고 있다. 한국은 시스템반도체 시장에서 비교적 오래전부터 노력해왔음에도 불구하고 세계 시장 점유율은 3%로 초라하다.

최근 인공지능이 시스템반도체의 한 축이 되고 있다. 미국, 유럽, 일본, 대만 등 주요 반도체 경쟁국들은 국가 안보, 융합 기술 선점, 공급망 내재화 등 다양한 관점에서 반도체 산업을 육성하고 있다.



2. 시스템 반도체 시장 경쟁 능력 강화 필요

2000년 중후반 스마트폰이 시장에 선보이면서 세계 반도체 시장에서 스마트폰은 PC와 더불어 주요한 수요처다. 반도체 시장은 2010년 처음으로 3천억 달러 시장규모를 형성한 후 2017년에는 4천억 달러, 2022년에는 약 6천억 달러로 성장하였다. 전체 반도체 시장에서 시스템 반도체 비중은 전반적으로 60% 비중을 유지하고 있다. 반도체 시장이 시스템반도체 시장을 중심으로 성장한다는 의미다. ​

시스템반도체의 응용 시장은 크게 PC/노트북, 가전, 스마트폰, 서버/저장장치, 자동차, 통신, 산업용 등이 있다. 이 중 PC/노트북, 가전시장에서의 성장률은 낮지만, 스마트폰이나 서버/저장장치, 자동차용 등의 시장에서는 지속적인 성장이 전망된다. 시스템반도체 응용처의 다변화는 산업의 디지털 전환을 이끌었고, 시장성장의 원동력이 되었다.

딥러닝(Deep learning)기반 인공지능 알고리즘이 세상에 선보이면서 사람들은 열광했다. 인공지능 반도체는 반도체 전후방 산업에 큰 변화를 일으켰다. 인공지능 기술을 구현하기 위한 고성능 CPU, GPU, NPU 등의 프로세서가 개발되었다. 이는 고성능 프로세서를 구동하기 위한 메모리, 시스템반도체의 수요로 이어졌다.

AI반도체가 대두되면서 시장 및 산업 생태계의 지각변동이 진행 중이다. 전통적으로 반도체를 생산하던 삼성전자, 인텔, 퀄컴뿐만 아니라 구글, 테슬라, 아마존, 페이스북 등 빅테크 기업들까지 반도체 시장에 가세하면서 시장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특히, 빅테크 기업들은 자사의 응용 맞춤형 AI반도체를 개발하고 기존 산업의 공급망을 변화시키고 있다.

시장 조사기업인 가트너는 AI반도체 시장이 2021년 347억 달러 규모에서 2026년 860억 달러로 연평균 20% 가까이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당분간 스마트폰과 컴퓨터 및 서버를 중심으로 한 응용분야가 전체 시장의 약 80%를 차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인공지능, 자율주행차, 데이터센터 등 반도체 수요시장은 계속 고도화되고 있다. 고성능, 맞춤형 시스템반도체의 수요는 산업구조의 고도화를 가져왔고, 시장의 성장으로 이어졌다. 전체 반도체 시장의 성장은 시스템반도체가 중심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시스템반도체 산업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한가. NPU 같이 고성능 AI반도체를 개발하기 위해서는 최소한 200~300억 원의 자금이 필요하다. 기업이 막대한 개발 자금을 투입하고 제때 양산해 시장을 진출할 수 있는 여건이 국내에 조성이 되어있는가.





3. 한국 시스템반도체의 글로벌 경쟁력

시스템반도체는 메모리반도체와 달리 분업화된 생태계를 가지고 있다.

물론, 시스템반도체를 생산 판매하는 회사 중에는 인텔, 삼성전자, 텍사스인스트루먼트(TI), 인피니온 등 설계-생산-판매의 전 과정을 담당하는 종합 반도체 기업(IDM)도 있다.

그러나, 시스템반도체와 관련된 많은 기업은 설계와 판매만을 전문적으로 진행하는 팹리스(Fabless)기업이다. 팹리스 기업이 시스템반도체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 이유는 TSMC, UMC, 삼성전자, DB하이텍, 키파운드리와 같은 파운드리(Foundry) 기업이 있기 때문이다.

파운드리 기업은 OEM 비즈니스로 팹리스 기업이 의뢰하는 반도체 설계도면을 기반으로 생산만 해주는 회사다. 파운드리 회사도 TSMC(臺), UMC(臺), GlobalFoundries(美)와 같이 자사의 반도체는 없고 전문적으로(Pure-play) 제조하는 회사가 있다. 반면, 삼성전자나 Fujitsu (日)와 같이 자사의 반도체뿐만 아니라 다른 기업의 반도체를 생산하는 회사의 형태(IDM Foundry)도 있다.



반도체 생산 설비에 대한 투자 및 운영에 막대한 비용이 필요하게 되고, 1980년대 중반 전문 파운드리 회사가 생겨나면서 반도체 산업의 분업화는 가속화되었다.

1990년대 이후 설계역량을 가진 팹리스 기업들도 다수 생겨났고, 1990년대 말에는 복잡한 시스템반도체(SoC)설계에 대응하고 재사용이 가능한 설계블록(IP) 사업을 영위하는 ARM(英), Synopsys(美)와 같은 회사도 성장하기 시작하였다.

2010년 이후부터 파운드리-팹리스(Fabless)-칩리스(Chipless) 기업의 성장세가 가파르게 증가하기 시작했다. 반도체 시장이 시스템반도체를 중심으로 성장하면서 반도체 생산 공장에 대한 투자 없이 상대적으로 적은 투자비용을 가지고도 반도체 사업에 뛰어들 수 있는 산업구조의 변화가 본격화된 것이다.

반도체 가치사슬에서 마지막 제조에 해당하는 부분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 천문학적인 비용이 필요할 뿐만 아니라, 반도체 미세공정 회로선폭이 10nm 미만의 경우 전세계적으로 삼성전자와 TSMC 2개사만 파운드리를 진행할 수 있다.



한국반도체산업협회(KSIA)에 따르면 국내에는 약 200여개의 팹리스/칩리스/DSP(Design Solution Partner)가 시스템반도체 산업을 구성하고 있다. 시장 조사기관인 OMDIA에 따르면 ‘22년도 국내 팹리스의 매출은 25억 달러 규모다. OMDIA에 집계되지 않은 기업의 매출을 포함하면 약 4조원 내외로 추정된다. DDI, PMIC, Touch IC, MCU, CIS, RF 칩 등 다양한 품목을 개발 판매 중이나, 해외 경쟁사에 비하면 소수의 품목만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한국은 2000년 초반 휴대폰과 디지털TV 응용분야를 중심으로 시스템반도체 산업이 성장하였다. 그러나 스마트폰의 등장과 디스플레이 수요 정체 등 기술 및 시장 트렌드 변화에 빠르게 대응하지 못하면서 성장이 둔화 추세를 보이고 있다. 1세대 팹리스의 성장 이후 최근 NPU 등 인공지능(AI)반도체를 중심으로 HPC(High Performance Computing) 분야에 집중하는 2세대 팹리스가 다수 창업했다. 그간 제한된 제품 포트폴리오, 특정 고객사에 의존한 매출구조, 핵심 칩 부재, 마케팅 능력 및 가격 경쟁력 취약 등 고질적인 약점으로 제시되었던 문제를 적극적으로 해결하는 기업이 생겨나고 있다.

한국반도체산업협회(KSIA)에 따르면, 2018년 이후 약 팹리스, 칩리스, 디자인하우스 등 40여개의 회사가 신규로 창업을 한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 ​

2019년 정부의 ‘시스템반도체 비전과 전략’ 등 시스템반도체 육성정책과 더불어 ‘반도체 성장펀드,’ ‘시스템반도체 상생펀드’ 등 민간 자금 유입이 수월해지면서 기업의 성장 기반환경이 좋아진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시스템반도체 관련 산학연 전문가들은 국내 여건이 더 좋아지기 위한 토양을 다져야한다고 말하고 있다. 핵심 칩 성공사례 창출, 고급인력 양성, 팹리스-파운드리 생태계 강화, M&A 활성화 등을 주문하고 있는 점이 그렇다.

반도체 수요시장은 자율주행차, 인공지능, 데이터센터 등을 중심으로 움직이고 있고, 그에 따라 고성능 칩을 개발하는 팹리스의 투자비용도 천문학적으로 늘어났다. 5나노미터 기술은 10나노미터 대비 3배 정도의 반도체 칩 설계비용이 필요하다. 제품개발 및 시장진입(TTM, Time to Market)을 빠르게 진행하기 위해서는 자사의 설계 역량 외에 검증된 IP를 도입할 수밖에 없다.



레거시(Legacy) 제품을 개발하는 팹리스도 HPC(High Performance Computing) 대비 상대적으로 적은 초기개발비(NRE, Non-recurring engineering)를 투입하나, 매출 및 시장 창출 가능성을 계산하여 제품 개발을 진행한다.

또한, 국내 팹리스는 칩 개발 및 생산 시 해외 파운드리를 50% 사용하는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 이는 국내 파운드리에서 제공하는 공정 및 Tech 등이 국내 팹리스와 맞지 않다는 것을 반증한다. 이상적으로는 국내 팹리스가 개발하는 제품 모두를 국내 파운드리에서 생산 가능하다면 좋겠지만, 한국에는 대만의 TSMC나 UMC와 같은 모든 제품에 대해 서비스가 가능한 파운드리 기업이 없다.

파운드리 산업은 장치 기반의 지속적인 설비투자가 필요한 산업으로 관련 기술개발 및 업그레이드가 지속적으로 필요하기 때문에 대규모 자본이 요구된다. 즉, 파운드리 기업 입장에서 돈을 많이 벌어야 다양한 기술과 공정을 개발할 수 있고, 장치 투자도 할 수 있는 것이다.

국내에서 팹리스 성장환경을 조성하기 위해서는 R&D 환경, 투자 및 M&A 활성화를 위한 펀드, 고급 및 전문인력 양성프로그램, 팹리스-파운드리 생태계 조성 프로그램 등 다양한 전략과 정책이 병렬적으로 이뤄져야 성장의 토대가 마련될 수 있다고 판단된다.​

팹리스의 핵심적인 파트너인 파운드리는 국내에서 3개사가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삼성전자, DB하이텍, Key파운드리가 실질적인 파운드리 회사이다. 시스템반도체에 종사하는 많은 사람들은 대만 TSMC와 같은 파운드리가 국내에 필요하다고 한다. 삼성전자는 28나노 이하 하이엔드(high-end) 공정 중심이며, DB하이텍과 Key파운드리는 8인치 로우-엔드(low-end) 공정(BCD, HV 등) 중심이다. 삼성전자가 TSMC 대비 Capa는 부족하나, 90~28nm 공정을 제공하고 있다.​

대만에서는 TSMC, UMC 등 파운드리 산업을 중심으로 시스템반도체 산업이 성장했다. 초기 대만 파운드리 산업의 비즈니스는 팹리스와의 상생발전이었다. 1980년대 중반 파운드리 비즈니스가 생겨나면서 파운드리 기업은 팹리스 고객의 수요에 맞춰 다양한 공정을 개발하고, 설계자산(IP)를 포팅(porting)하고, EDAIP- DSP 기업과의 협력 생태계를 구축해나가기 시작했다. 지금과 비교하면 초기에는 적은 수의 팹리스가 파운드리를 이용하였고, 파운드리 기업은 보다 많은 팹리스 기업을 유치하기 위해 시스템반도체 생태계 내에서 공생을 시작한 것이다.

대만의 팹리스-파운드리 생태계 모델에 비해 국내는 뒤늦게 2000년 초반에 DB 하이텍, 삼성전자가 파운드리 비즈니스를 시작했다. 국내 파운드리는 상대적으로 후발주자였고 한동안 적자를 계속 이어갔다.

전세계 반도체 산업이 시스템반도체를 중심으로 성장하기 시작했고, 적은 투자비용으로 반도체를 개발-판매할 수 있는 팹리스가 시스템반도체 산업의 중심이 되면서 파운드리에 대한 수요는 갈수록 증가하고 있다.

IC Insights의 시스템반도체 생산지에 관한 보고에 따르면, 10나노 미만 최첨단 반도체는 대만(TSMC)과 한국(삼성전자)만이 가능하다. 즉, 수많은 파운드리 기업이 있지만 천문학적인 설비투자비용이 필요한 10나노 미만의 파운드리 비즈니스는 2개 회사만이 가능한 것이다.




기술의 패러다임스케일링(Scaling)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기술개발과 더불어 첨단 이종접합 솔루션이 개발되고 ‘More Moore,’ ‘Beyond Moore’ 형태의 반도체 솔루션이 등장하고 있다.

삼성전자

이러한 기술 패러다임의 변화를 반영하여 첨단 공정기술 경쟁력을 지속적으로 강화하는 방향으로 전략을 잡고 있다. 14nm FinFET 공정, 3nm GAA 공정 등 Advanced Logic 공정을 기반으로 경쟁력을 강화하여, 모바일/HPC/클라우드/5G 쪽의 고객에 집중하고 있다. SAFE™라고 하는 원스톱 에코시스템을 구축하여 밸류체인 내 파트너십을 강화하고 있다. 최근 반도체 산업에 특색있는 신규 고객들이 계속해서 등장함에 따라 이전보다 다양한 기능 추가 및 경쟁력 있는 가격 제공, 적기 제품 출시가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삼성전자는 4대 (모바일, HPC, IoT, Auto) Total Design Platform 기반의 차별화된 디자인 서비스 및 첨단 패키지 (2.5D/3D) 솔루션 제공을 통해 모든 고객을 지원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SAFE™를 통해 IP/클라우드/EDA/DSP/OSAT 기업과 에코시스템을 구축하였고, 2017년 대비 보유IP수도 3배가 증가하였다. ​

DB하이텍

SiC, GaN 등 전력반도체 분야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전기차 등 자동차, 산업용에 전력반도체 활용도 증가가 예상됨에 따라 중장기 성장 전략으로 차세대 화합물 반도체 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8인치 설비를 기반으로 파운드리 서비스를 하는 DB하이텍은 전력반도체에 매진한 결과 2022년 매출 1조 6753억원, 영업이익률 46%를 달성했다. ​

국내 파운드리 기업이 특정 제품에 선택과 집중을 하는 것은 파운드리 산업에서 후발주자로, TSMC 등 대만 파운드리 기업과의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다.

삼성전자가 첨단공정에 집중적으로 투자하는 이유는 TSMC의 매출구조를 보면 알 수 있다. TSMC는 ‘22년도 기준 16나노 이하의 매출 비중이 전체 매출의 66%를 차지하고 있다. TSMC의 2022년 매출 746억 달러 중 492억 달러가 첨단공정에서 발생했다. DB하이텍이 12인치 첨단공정에 대한 투자를 하지 않고 Legacy 공정 기반의 SiC, GaN에 집중하는 것은 투자자본수익률 (ROI)에 근거한 전략일 것이라고 짐작된다.

2023년에도 TSMC, 삼성전자, 인텔 등 글로벌 반도체 매출 상위기업은 천문학적인 자금을 설비투자에 쏟고 있다. TSMC는 330억 달러, 삼성전자는 260억 달러, 인텔은 230억 달러라는 투자계획을 발표하였다. 진정한 머니게임이 시작된 것이다. 주요 기업은 최첨단 설비투자를 통해 선단 공정을 구축해 경쟁력을 확보하려고 한다.

파운드리 산업은 대규모 자본이 필요한 장치 산업이다. 반도체 노드별 생산을 위한 투자 비용이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설비투자와 더불어 팹리스 고객 확보가 필요하다.

국내 팹리스가 국내 파운드리를 사용하기 위해서는 팹리스가 설계하는 품목의 Tech Node가 파운드리의 제공 공정과 일치하여야 한다.




국내 팹리스의 50% 정도만 국내 파운드리를 사용하고 있다. 이 매칭 비율을 늘리려면 중장기적 접근이 필요하다. 팹리스는 제품을 개발하기 전에 MPW(Mutli-Project Wafer) 를 진행하여 양산전 제품의 성능을 점검하고 기술개발을 진행한다. 국내 파운드리를 사용하지 않는 50%의 팹리스가 국내 파운드리를 사용하기 위해서는 자사가 활용 가능한 기술별 MPW 공정이 파운드리에 있어야 한다. 또한, 기술별 제공 IP도 파운드리가 확보하고 있어야 한다. 제한된 인력과 투자, ROI 등을 감안하면 급하게 할 수 없는 일이다.​

파운드리가 국내 팹리스의 공정과 IP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연구개발 지원이 필요하다. 파운드리 기업의 설비투자에 대한 혜택과 함께 팹리스가 국내 파운드리 제공 공정을 기반으로 IP/SoC를 개발하기 위해 필요한 MPW 지원 등 중장기적인 계획이 요구된다.

대만의 파운드리 에코시스템은 40년 만에 완성되었고, 후발주자인 대한민국은 이제 20년이 흘렀다. 최근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반도체 특화단지가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해결책이 될지도 모른다. 팹리스/R&D/생산/패키지/소부장이 집결하는 시스템반도체 특화산업단지가 있다면 산업 생태계 기반이 조성될 수 있을 것이다.

최근 3~4년 동안 국내 시스템반도체 생태계가 변화하고 있는 점도 주목된다. 전문펀드, R&D과제, 창업 생태계 등 국내 시스템반도체 기업의 사업 활동에 필요한 여건들이 조금씩 갖춰지고 있다. 반도체펀드, 시스템반도체 상생펀드 등 전문펀드가 생겨나면서 시스템반도체 기업에 대한 자금 유입이 수월해지고 있다. 정부의 R&D 지원이 과거 대비 큰 규모로 지원되고 있어, 기업의 연구개발 활동에 직·간접적으로 도움이 되고 있다. ​

정부는 시스템반도체 창업 생태계 조성을 위해 ‘시스템반도체 설계지원센터’를 구축하여, 스타트업 대상으로 MPW, IP 재설계비용지원, EDA Tool 제공, 사무공간 제공 등을 진행 중. 다수의 기업이 설계지원센터가 지원하는 프로그램을 활용하고 있다.

정부가 조성하는 기업환경에 맞춰 우리 기업들도 핵심 제품을 개발하고 사업화를 통해 시장 창출에 집중해야 한다. 시스템반도체 분야 지원 당위성 확보에는 정부 지원 기업의 성공사례 창출이 필요.

이를 위해서는 국내뿐만 아니라 적극적으로 해외시장 진출을 노려야 한다. 제한된 내수시장의 한계를 극복하고 해외 시장의 접근성 강화를 위해 해외진출 지원 플랫폼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정부는 10년 전부터 국내 시스템반도체 기업이 반도체 최대 수요시장인 중국으로의 시장 진출을 위한 ‘한-중 시스템IC협력 연구원’과 같은 플랫폼을 운영하고 있다. 이같이 시스템반도체 기업을 위한 해외 R&D 마케팅 거점이 필요하고 더불어 중국 외 미국 등 다른 지역에 대한 검토도 필요한 시점이다.



4. 시스템반도체 인력 부족

메모리반도체가 공정개발 중심의 장치산업적인 측면이 강하다면, 시스템반도체는 설계를 담당하는 인력이 매우 중요하다. 그렇다고 메모리반도체 인력이 중요하지 않다는 것은 아니다. 상대적인 개념이라고 볼 수 있다.

한국의 반도체 산업 경쟁력이 지속적으로 강화되기 위해서는 반도체 전문가 유입이 필요하다. 특히, 시스템 반도체는 응용(Application) 및 시스템(System)에 필요한 기능을 수행하기 위해 수학적인 알고리즘을 바탕으로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인력이 요구된다. 우선, 대학에서 배출되는 인력의 수를 크게 늘려야 한다. 산업계가 필요로 하는 인력의 수 대비 대학에서 배출되는 인력의 수가 턱없이 부족하다. 메모리, 시스템반도체, 소부장, OSAT 등 반도체 산업 밸류체인 내 어느 분야도 고급인력이 필요하지 않은 분야가 없다.​

시스템반도체 인력을 육성하고 이들이 산업계로 유입되기 위한 방안이 강구되어야 한다. 가장 우선시 되어야하는 것은 정부 부처와 국회를 대상으로 메모리반도체와 시스템반도체 산업 생태계의 근본적인 차이점을 이해시키고 정부 지원의 필요성을 인식시키는 일이다.

국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대학의 반도체 관련 학과를 졸업하는 학생들이 가장 취업하고 싶은 회사이다. 대학 졸업생이 메모리반도체 관련 대기업에 몰릴 수밖에 없다. 현재 정부가 주도하고 있는 인력양성 지원 사업에서 시스템반도체 비중을 대폭 늘려야 한다. 산업계의 수요를 기반으로 정부는 시스템반도체 분야에서 계약학과, 특성화 대학원, 석·박사 전문인력양성 사업 등을 추진하고 있지만, 지원 규모 및 지원 기간을 계속 가져갈 수 있는 법과 제도가 필요하다.

미국은 세계의 인재를 끌어오고, 합리적으로 정부 R&D 사업을 배분한다. 인력양성 사업에 중복성, 기존 사업과의 차별성을 따지는 국내 인력양성 프로그램에 대한 근본적인 성찰이 필요하다. 퀄컴이나 엔비디아 출신을 미국 내에서 채용하기는 쉽지만, 국내로 데려오기는 쉽지 않다. 그만큼 급여 등 국내 상주 환경이 열악하다는 뜻이다.​

시스템반도체는 설계 인력이 매우 중요하다. 팹리스, 칩리스(IP), DSP(디자인서비스)기업은 다양한 전문인력을 요구한다. 알고리즘, 모델링, HDL, RTL, 시뮬레이션, 레이아웃 등 다양한 분야에서 전문인력이 필요하고 특정 분야는 고급인력이 요구된다.

즉, 고급 설계 인력이 확보될 경우 기업은 높은 부가가치를 낼 수 있다. 매출과 순이익에서 애플이 삼성전자를 앞서는 이유고급인력의 소프트웨어와 칩 개발 능력 때문이다. 시스템반도체 인력은 반도체 공정 및 물성에 대한 이해보다 시장과 고객을 이해하며,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포함한 전체 시스템에 대한 이해가 필요한 것이다. ​

모든 과정을 대학에서 배우기는 어렵다. 한국의 교육과정은 특정 분야에 집중할 수 없는 구조이다. 대학에서는 학문적인 기초와 응용분야를 배울 수밖에 없고, 산업계에 유입된 이후에도 꾸준한 교육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기업 대표들은 정부를 향해 인력 관련 다양한 산학협력 프로그램 운영, 임용 3년 이내 신입 교수 대상 연구지원금 지원, 설계전문인력 양성 지원, IDEC와 같은 인프라 지원 등 광범위하고 폭 넓은 지원을 요구한다.

한정된 예산을 가진 정부로서는 고민에 빠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기업도 인력양성을 위한 직·간접적인 투자가 요구된다.




5. 시스템반도체 경쟁력 강화를 위한 10대 제언

시스템반도체 산업 발전을 위해 과거에도 현재에도 많은 전문가들이 다양한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 그동안 숱한 제안들이 제대로 실행되지 않고 있다는 반증이다. 남은 시간이 별로 없다. 다음은 정부도 기업도 대학도 마지막 기회라는 각오로 즉각 실행에 옮겨야 할 10대 제안이다.

① 시스템반도체 분야 대규모 투자지원(R&D, 펀드 등)이다.

​② 산학연관의 공고한 협력과 신뢰다.

​③ 시스템반도체 기업을 위한 대규모 펀드 조성이다.

​④ 시스템반도체 HW/SW 분야 전문인력 양성이다.

​⑤ 교수의 충원과 처우 개선이다.

​⑥ 전문인력 양성을 위한 산학협력이다.

​⑦ 혁신 클러스터 구축이다.

​⑧ 에코시스템 강화를 위한 인센티브와 학습 제공이다.

​⑨ 수요연계형 기술개발 및 사업화를 위한 적극적인 시장 공략이다.

​⑩ 창업 생태계 조성이다.



결론적으로 차세대 반도체 기술개발 지원, 세계 최대 규모의 ‘반도체 클러스터’ 구축, 설계-제조-후공정 전반의 생태계 경쟁력 강화, 세제, 금융, 인력, 인프라, 소부장 등 성장 기반 강화, 글로벌 공급망 재편 대응을 위한 국제협력 및 수출 지원 등이 필요하다.

한국의 경쟁국들이 반도체 경쟁력 강화를 위해 “기업+정부”가 원팀이 되어 공격적인 투자를 진행하고 있는 상황에서 기업 혼자 싸우게 할 수는 없다. 세계가 기술과 안보 관점에서 시스템반도체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다. 과감한 투자와 전략기술 확보를 위해 기업과 정부, 대학이 손잡고 속도전에 나서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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